2023.8.6.
창세기3:21-4:16
가인과 아벨이 각각 드린 제사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받으셨는지는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이야기이다. 가인은 곡식을 바치고 아벨은 양을 바쳤기에 하나님은 양을 바친 아벨의 제사만 받으셨다고 보는 해석도 있지만, 이 때는 아직 제사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 하나님께서 가르치지 않으신 시기이니 “무엇”을 드렸느냐가 제사의 승패를 갈랐다기 보다는 가인과 아벨이 어떤 마음으로 제사를 드렸느냐가 관건이라고 보여진다.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시기에..
여기에서 우리가 배우고 적용해야 할 것은 우리가 어떤 예배를 드려야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까 하는 것이다. 가인과 아벨이 등장하는 창세기에는 명확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으니 신구약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배는 어떤 예배인지 살펴봄으로써 오늘의 본문을 이해해보자.
먼저,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요4:23). 우리의 몸만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영이 하나님께 나아가 예배하는 예배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예배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와서 기도로 주님 앞에 나아가야 하고, 예배중에도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고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며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진리의 말씀을 붙들고 말씀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한다.
두 번째로 참회하고 돌이키는 자의 예배를 받으신다 (사1:11–12, 15–16).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스스로 씻고 정결하게 함으로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자. 예전에 새벽예배 찬양팀을 섬길 때, 안그래도 부족한 아침 시간인데, 찬양은 맞춰보지 못하더라도 한 가지 반드시 지켰던 것은, 예배전에 기도하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주님 앞에 서기에 부족한 죄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예배전에 회개의 기도를 올리며 영으로 주님께 나아가는 시간을 반드시 가졌었다. 예배전에 미리 오기가 힘들다면 예배 시작 후 10분간 회개의 기도로 주님께 나아가자.
셋째, 우리의 가장 좋은 것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예배이다. 모든 것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드리자. 예배의 준비부터 도착하는 시간, 우리의 의복과 마음가짐, 그리고 헌금, 그 모든 것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주님께 올려드리자. 출애굽기를 보아도 곡식을 드렸기 때문에 가인의 제사를 안받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출23:19). 하나님은 우리에게 최고의 것을 베풀어 주시는 한편, 우리에게도 최고와 최선을 기대하신다. 하나님의 기대수준은 아주 높다. 하나님을 만만히 보지말자. 일본에 온 첫 2년간 하나님이 PwC에서 나를 훈련시키실 때,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넷째, 다윗처럼 사람을 의식하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보는 예배를 드리자. 손을 들고 박수를 치며 찬양하고, 통성으로 기도하는데 부끄러워하거나 남을 의식해서 위축되지 말자. 예배중에 감동을 주시면 바닥에 무릎꿇고 예배를 드려도 된다. 하나님은 다윗처럼 순수하고 순전하게 하나님께 사랑을 표현하는 자를 기뻐하신다 (삼하6:20-22).
다섯째, 아벨이 드린 양이 가인의 곡식보다 더 나았던 것이 아니라, 아벨은 믿음으로 제사를 드렸기에 하나님은 기쁨으로 아벨의 제사를 받으셨다 (히11:4).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확신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히11:1)라고 하였다. 우리와 함께 수많은 천사들이 주님을 예배하며, 하나님은 그 예배를 기뻐 받고 계심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자. 우리는 이 시간 하나님의 창조 목적을 완성하고 있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마지막으로,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양을 드리느냐 곡식을 드리느냐, 어떻게 헌금을 하느냐에 승패가 갈리지 않는다. 우리의 전인격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 (롬12:1-2). 하나님은 가인의 제물만 반기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가인과 그가 바친 제물을 반기지 않으셨다. 아벨이 바친 양만 반기신 것이 아니라, 아벨과 그가 바친 제물을 함께 반기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만 받으시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함께 받으신다.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누군가와 그의 예배를 함께 받으시지 않으시는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끔찍한 비극이겠는가? 우리의 매 순간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거룩한 산 제물이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되새기며 변화를 받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자가 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