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당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다. 왜 이땅에 오셨으며, 이땅에서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이땅에서의 마지막을 맞아야 하는지, 이 모든 것에 대해 각오가 되어 있으셨다. 그래서 심문을 당하는 자리에서도 전혀 자신을 변호할 필요가 없으셨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은 단 한 마디뿐이었다.
(막14:61-62) 그래도 예수님이 침묵을 지키시고 대답을 하시지 않자 대제사장은'네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냐?' 하고 다시 물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렇다. 내가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은 것과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볼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심문을 당하는 자리에서 (가장 지혜롭고 모든 지식에 뛰어나신) 예수님이 변호를 하셨다면, 십자가의 처형은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더더욱 침묵하실 수밖에 없다. 예수님의 사명은, 변호를 해서 십자가 처형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은 것과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볼 것”이라는 사실을 선포하는 것이다.
또한 그 고통스러운 십자가만이 인간들의 죄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알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길을 선택하신 것이다. 이 죄의 무게는, 결코 그 어떤 잔인한 고통으로 설명한다 해도 모자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