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론이 관심 주제로 떠오르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이라 연구 자료나 저술이 빈약한 편이다. 신학계가 이러한 형편이다 보니 일반 성도들에게 전달되는 내용은 더더욱 빈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평범한 신앙인들은 미신적인 상상(성령을 착한 귀신쯤으로 여긴다거나 무당처럼 신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중간 매개자로 생각하는 등)으로만 성령을 이해하려 했다.
그러다가 1950년 이후, 오순절 운동과 은사주의 운동, 삼위일체론 등이 대두되면서 일반 성도들도 조금씩 성령론에 노출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적어도 미신적인 상상으로부터는 벗어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문화적∙종교적 다원주의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성령론에 대한 이론도 다원화되어서 더욱 복잡해 졌고, 신앙인들은 이 다양한 이론들 속에서 성령에 대한 정의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성령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성령은 인격이 있는가? 성령의 자리는 어디인가? 성령과 생태계는 무슨 연관이 있는가? 성령의 사역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등등, 기존의 성령론(성령과 그리스도와의 관계, 성령의 신성 등)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나는, 성령론이 이 같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도행전이후로 우리가 계속해서 “성령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이상, 성령은 그만큼 그리스도인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 필수적인 요소에 대해 더욱 상세히 아는 것은 “성령 시대”를 더 바르게 살아낼 수 있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성령론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는 성령론에 대한 어려운 접근(학술적)은 잠시 접어두고, 당장은 성경에서 기록하고 있는 성령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요구한 것은, 성경을 읽을 때 하나님의 성품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나아가서 “성령의 성품과 움직임”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결국, 이 “성령 시대”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