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왕들이 잘 하다가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다른 나라 왕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잘 보이려고 하더라고요.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에 의지하는 것이 우상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일에 대해서 성경은 어떠한 평가도 없어요. 잘했다 잘못했다 그런 말이 없으니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대학원 가려면 교수님한테 잘 봐달라고 할 것 같은데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고…
히스기야 왕을 보면, 앗수르의 침략을 받자마자 성전의 금은을 모두 내어주잖아요. 근데 하나님이 도우셔서 승리했고, 히스기야 왕에 대한 성경의 평가는 아주 좋아요. 이 일을 잘했다는 것인지 잘못했다는 것인지 의문이에요.
이 부분의 성경 내용을 보겠습니다.
(왕하18:5~15) 그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하였다. 유다 왕들 가운데 전에도 후에도 그만한 왕이 없었다…… 여호와께서는 그와 함께 계시며 그가 하는 모든 일을 이루어주셨다. 그는 앗수르 왕에게 반기를 들어 그의 지배를 벗어났다. 그가 블레셋 사람들을 쳐서 가사와 그 사방에 이르고 망대에서부터 견고한 성까지 이르렀다. 히스기야 왕 제사년… 앗수르 왕이 쳐들어와 사마리아(당시 북이스라엘의 수도였어요)를 포위하고 삼 년 만에 함락시켰다…… (북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이렇게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네요) …… 히스기야 왕 제십사년에 앗수르 왕이 유다를 침략하여 모든 요새화된 성읍들을 점령하였다. 히스기야는 앗수르 왕에게 전갈을 보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 돌아가 주시기만 한다면 어떤 처벌을 내리시든지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하여 앗수르 왕은 히스기야에게 은 삼백 달란트와 금 삼십 달란트를 바치라고 하였다. 히스기야 왕은 여호와의 전과 왕실 금고에 있는 은을 있는 대로 다 앗수르 왕에게 바쳤다.
세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1)하나님이 히스기야 왕을 극찬함.
2)북이스라엘의 수도 함락(히스기야 왕위 6년째)
3)앗수르의 남유다 침략에 히스기야가 굴복함(히스기야 왕위 14년째)
북이스라엘이 멸망하는 과정을 약 8년동안(6년째부터 14년째까지) 지켜보면서, 언제 남유다도 이렇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러면서 앗수르를 배신했던 보복이 언제 닥칠지 겁을 먹고 있었겠지요. 그러다가 앗수르가 침략하자마자, 즉시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해버렸고요… 앗수르가 달라는 대로 금과 은을 모두 내어준 것입니다.
히스기야가 즉시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했던 것은, 8년동안의 세계 정세를 보면서 공포에 떨었던 탓이 컸던 것 같아요. 공포 앞에 무력해지는 인간의 연약함인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에 히스기야가 여기서 멈췄더라면 3대 선왕에 포함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히스기야가 금은을 주면서 잘못했다고 하니까, 앗수르는 더 의기양양해서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을 온 백성들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합니다. 히스기야는, 자신을 조롱하는 것은 견딜 수 있지만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만큼은 결코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옷을 찢고 분노하며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하나님만이 여호와이심을 보여달라고 하면서 비장하게 기도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이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직접 앗수르를 벌하십니다. “그 날 밤 여호와의 천사가 나타나 앗수르 진영에서 군인 십팔만 오천 명을 쳤다. 아침이 되어 날이 밝았을 때 그들은 모두 시체로 발견되었다(왕하19:35)”
이제 앗수르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히스기야의 생명 연장 사건이 나오지요.
제가 보는 관점은 이렇습니다. 히스기야가 비록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적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것만큼은 목숨을 걸고 대항했습니다. 때로는 연약해서 하나님을 잠시 잊어버릴 때도 있었지만(그리고 노년에 성전을 자랑하는 일도 있었지만), 히스기야 왕의 인생 전체를 통틀어 볼 때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높이며 하나님을 위해 싸웠던 몇 안 되는 선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윗의 실수(살인/강간)에 비하면, 히스기야의 실수는 누구나 흔히 하는 실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만… 여러분 각자의 평가를 가져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수조차도 하지 않기를 기대하며 24시간 하나님만을 쫓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