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난주, 세 번째로 하는, 일대일 제자양육을 끝냈습니다. 저랑 오래 알고 지내신 분들은, 제가 많이 변화되었다는 것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저는 제 어렸을 때의 상처때문에, 늘 사람들을 싫어하고, 두려워했습니다. 저 사람이 나를 이렇게 나쁘게 생각할 거야, 라는 피해의식이 항상 있었습니다. 이랬던 제가, 지금은 사람 만나기를 기대할 때도 있고, 이런 저런 이벤트를 기획해서 회사동료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에 앞장서기도 합니다. 신기하게, 사람들과 가까이하면 상처받는 것이 늘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그 사람의 반응에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과의 관계 이전에, 이번 제자양육과정을 통해 가장 크게 바뀐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의 변화, 하나님과의 관계의 변화입니다. 이번 제자양육과정은, 하나님이, 내가 알고 생각하던 분과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고, 이로인해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저는, 율법에 얽매인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하시고, 권위 있으시고, 자주 장녀로써의 책임감을 강조하시던 저희 아버지와, 하늘의 아버지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천로역정 설교중에 나왔던 것처럼, 방안의 먼지를 율법씨가 청소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고, 제 자신을 다그치면 다그칠 수록, 먼지가 일어나는 방과 같이, 깨끗해지기는 커녕 자꾸만 넘어지는 제 자신을 미워했습니다.
하루에 한시간 기도해야지. 성경 공부해야지. 다른 이에게 복음을 전해야 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야지... ~해야만 해. 라는 기준은 끝이 없었고, 알면 알 수록 하나님은 제게 실재하시지만 결코 내게 가깝지는 않은,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 대통령 같은 존재였습니다.
일대일 제자 양육을 하는 육개월동안, 멘토님은 늘 ‘이 시간 하나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세요’라고 기도하셨고, 실제로, 하나님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고, 생활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예배 찬양중에 하나님의 섬세하심이 너무나도 사실로 다가와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기도하는 골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수련회 때 잠깐 나누기도 했었는데, 저의 아픈 부분을 하나님께서 만져주시고, 기도하게 해주셨습니다. 제 작은 기도에도 즉각적으로 응답하시는 주님께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일화를 나누자면, 학교를 다닐때, 하나님께 드린다고 생각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위해 보내던 돈이 있었는데, 올해 입사하고 보니 받기로 예정되어 있던 돈보다 딱 그 만큼의 월급이 더 오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어떤 날은 일 끝나고 공부하기 위해 카페에 갔는데, 자리가 없었습니다. 딱 집중하기 좋은 구석진 한자리를 보면서 ‘하나님, 이 공부 저를 위해 하는 것 아니라는 것 잘 아시죠. 저 자리 좋아 보이는데....히히’ 이렇게 기도하고 일분도 채 되지 않아, 딱 그자리가 비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어느 날은 집에 돌아가면서 지하철에 앉을 자리가 없을 때, ‘주님,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그래서 많이 지쳤어요. 앉아서 가면 그만큼 주님 딸이 덜 피곤할 것 같은데요...!’ 이렇게 기도한 다음 역에서, 딱 제가 서있던 바로 앞자리가 비는 일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하나님께 쓰여지면 좋겠다는 마음에, 기도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던 시험이 있었는데, 1차시험이 180점을 받아야 합격인것을 181.16점으로, 간신히 합격 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내가 한 거 알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즉각적이고 바로바로 응답해 주시는 것은, 복음을 전할 기회를 주세요, 라는 기도였습니다. 직장 동료가 이 성경구절이 어떤 의미냐고 물어오기도 하고, 뜬금없이 카톨릭과 기독교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놀랍게도 요 1년간 정말 많은 사건을 경험하면서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정말로 살아계십니다. 그리고 매 순간 저의 삶에 개입하시며 기꺼이 저와 함께 동행하십니다.
물론 아직도 여전히 자주 넘어지고, 제 자신을 책망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주님께서, 넘어짐을 꾸짖기보다는 안타까워하시고, 그래도 다시 일어나려는 그 모습을 사랑스러워 하실 것을 압니다. 그래서, ‘다시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 더 하나님을 힘써 알게 되어, 더 자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인격을 닮아 날마다 자라가는 자매의 모습이 도전이 됩니다!